"말면 말수록…" 쇠퇴하는 김밥집

서울 영등포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던 A 씨는 계약 만료까지 시일이 남았음에도 폐업을 결정했다. 김 가격이 1년 만에 30% 이상 상승하고 농산물 가격도 오르면서 김밥 가격을 올리지 못해 14개월간 적자가 지속된 결과다.

 

2024년 들어 김 가격이 급등하고 재료비가 상승하면서 많은 자영업자가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 전국적으로 김밥 매장 중 184곳이 장사를 중단했으며, 분식 프랜차이즈를 포함하면 더 많은 점포가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김 가격은 2023년 988원에서 1363원으로 38% 상승했으며, 당근과 오이 등 주요 재료도 비싸졌다. 배달비 증가로 인해 일부 가게는 최소 주문 금액을 올리거나 식사 시간에 배달을 중단하는 등 운영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김밥 가격은 서울 지역에서 1년 전보다 8.4% 상승했지만, 편의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김밥을 판매하고 있어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이에 일부 업체는 떡볶이, 라면 등 다른 메뉴를 추가하거나 고급 김밥을 개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김밥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곳이 많다. 일례로 김밥천국은 매출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했다. 전체 김밥집 개수는 2021년 4만 8898개에서 4만 6639개로 4.6%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