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나 보던 '보물' 문화유산 전시 개막

1930년대 후반, 한 청년이 ‘우리 문화재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시’를 열기 위해 근대식 사립 박물관을 세우기로 결심한다. 당시 일본이 물자 유통을 통제하던 시기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리석과 화류진열장을 수입하여 1938년 서울 성북동에 최초의 사립 박물관인 ‘보화각’을 개관했다. 이 청년은 바로 문화유산 수집가 간송 전형필이다.

 

간송은 평생을 걸고 우리 문화유산을 수집하며, 일본에 의해 빼앗긴 석조물들을 되찾았다. 그는 1940년에 훈민정음 원본을 비싼 가격에 구입하여 자신의 컬렉션에 추가했으며, 그의 수집품 중 42건이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제 간송 컬렉션의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대구에서 전시된다.

 

대구 간송미술관은 9월 3일부터 12월 1일까지 개관 기념 전시 ‘여세동보-세상 함께 보배 삼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간송 미술관의 모든 국보와 보물급 소장품을 포함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준비되었다. 전시의 초기 작품들조차도 귀한 문화유산으로 관람객의 관심을 끌 예정이다.

 

전시실 2에서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독특한 공간에서 전시되며, 관람객이 여인과 독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시실 3에서는 훈민정음 해례본이 공개되며, 이는 84년 만에 서울 밖에서 전시되는 특별한 기회이다.

 

대구 간송미술관은 앞으로 간송의 수집품을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2024년 1월부터 상설전을 계획하고 있다. 관장은 다른 문화유산 기관과 협력하여 다양한 전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성인 1만 원, 어린이·청소년은 5000원이다.